LA 카운티 미술관(LACMA) 한국 전시관의 고려 사경 시연회에 다녀 왔습니다.
사경(寫經)은 불경 또는 불화를 깨알 같은 크기로 일일히 손으로 필사하는 작업입니다.
불교가 한국에 전래된 역사와 함께 하므로 그 역사는 이미 1,700년이 넘었으며,고려 시대 때는 100명씩 여러 차례 원나라에서 배워가기도 할 정도로 발전 했었으나, 지금은 김경호님에 의해 조선 초에 끊어졌던 맥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슴 뿔에서 채취한 녹교와 정제된 명반을 함께 녹여 불순물을 걸러 내어 접착력을 가진 녹교수를 만든 다음, 여기에 순도 99.9% 이상의 순금 가루를 개어 금니를 만든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금니를 3회 이상 걸러 낸 후 에야 작업을 시작 할 수 있으며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이미 끓인 녹교는 사흘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고 합니다.
금방 아교가 마르기 때문에 3초에서 5초안에 글자를 써야 한답니다.
밑그림도 없고 확대경도 없이 1mm 안에 줄을 5개 그어야 하는 정교한 작업이므로 책상 위의 먼지를 붓끝으로 찍어 올려 붙끝이 떨리지 않고 5초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눈과 손이 좋아야 한다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마르는 시간을 늦추기 위해 36도 이상의 고온도, 70%이상의 고습도 에서 작업을 해야 하므로 작업 자체가 고행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고행을 25년 이상 수행 해 온 그는 현재 한국 사경 연구회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 취임 기념 사경, 김수환 추기경 80수 기념 송시 등을 제작했으며 뉴욕의 메트로 폴리탄 뮤지엄에도 1억원 이상의 가치를 평가 받은 그의 작품이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전에 몰랐던 사경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으며 아무쪼록 한국의 사경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김경호님의 소원이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
.
